잘먹고 잘산다는 것
TV프로그램 중에 ‘잘먹고 잘사는 법’을 본적이 있다. 과연 철학자들은 잘 먹고 잘사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의 이름을 적어도 한번 이상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나 <철학의 끌림>의 강영계 저자에게 물어보았다.
이 세 사람은 개인의 운명이겠지만 ‘마르크스’는 일생동안 불행했어요. 유태인이라는 신분으로 독일, 구라파에서 산다는 것, 그것은 일생동안 이미 불행이 결정되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재주도 없었고, 인간 평등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모든 사방에서 압박을 받고 핍박을 받았고, 혁명을 하려고 했죠.
니체는 그렇게 불행하지 않았지만 혁명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죠. 사회혁명이 아닌 인간혁명을요. 이 사람은 건강 때문에 불행했습니다. 온갖 병이 다 걸리고 나중에 는 정신병까지 걸려서 10년 동안 폐렴에 들어서 고생을 했어요. 45살에 미쳐버렸어요. 후반 11년 동안은 식물인간도 아닌 미치광이였거든요.
프로이트는 1800년 중반에 태어났는데 이때 학대가 가장 심했어요. 게르만이 유태인 학대가 심하고 질병도 많았어요. 특히 프로이트는 37살에 처음 암수술을 받고 16년 동안 33번 구강암 수술을 받았어요. 피골이 상접했지만 죽는 날까지도 원고 집필을 한 초인적인 사람이죠. 세 사람 다 불행했지만 우리가 평가하기도 그렇고 본인들도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지 않았나 생각해요.
천재는 요절한다는 가설, 그리고 죽기 전에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지만 세 인물은 20세기를 뒤흔든 3명의 혁명적 사상가로 꼽힌다. 과연 잘 먹고 잘사는 것에 대한 욕구는 없었을까?
말년이 슬펐다, 그것은 누가 보기에 슬펐냐, 그리고 말년이 잘 먹고 잘살아야 되느냐 다 개인적으로는 그러길 바랬겠죠. 하지만 사상가들 삶을 깊고, 넓고 의미 있게 산 사람들이고 삶 전체의 과정 초반이든 중반이든 말년이든, 잘 먹고 잘사는 삶 보다는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보고 잘 먹고 잘살아라 그랬으면 그거 안택했을 거에요. 그런 예가 많아요. 예수도 제자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로마군인에게 뇌물도 바치고 도망갈 수 있게 했지만 그렇지만 나는 도망가지 않겠다고 했어요.
소크라테스도 재판을 받고 사형선고를 받았고 나중에 독약을 먹고 죽었죠. 제자들이 간수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소크라테스가 잘 먹고 잘 살수 있는 장소를 다 마련해놓았어요. 도망갈 수 있게.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나는 악법도 법이다. 악법도 법이라는 말은 내가 지금 이 법을 따라야 악법임이 밝혀진다’ 고 했어요. 만약에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이 말한 것처럼 잘 먹고 잘살았다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고 도망가서 잘 먹고 잘살았다면 그러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결국은 보다 더 밝은 열린 사회를 개척해 주는 사람들은 의미와 가치와 보람에 더 치중할 테고, 보다 자기만을 위하는 잘 먹고 잘사는 것에 치우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철학의 끌림’ 강영계 교수님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학생들을 30년간 가르쳤지만, 학생들에게 항상 미안했습니다. 가르치는 것이 바로 배우는 것입니다. 풍요로운 삶은 많은 문제점들을 잘 알고 이를 극복할 때 가능합니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이고 사회의 삶도 마찬가지이고. 우리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점을 개인적인 것 사회적인 것을 하나하나 치밀하고 철저하게 배우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하나씩 배우자는 의미에서 쓴 것이고, 책을 읽으면 하나의 간접적인 배움입니다. 배우는 것은 책 뿐만이 아닙니다. 배울 수 있는 것이 어디 책 만이겠어요. 지금 단풍잎 하나하나에서 존재, 생명, 살아가는 법, 아름다움을 단풍잎 하나하나에서 배우지 않습니까?길거리 나무에서도 배우고,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가르치고 배우고.
항상 문제에 가득 차있고 조금씩이라도 삶의 의미와 가치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이러한 순간순간이 사회 전체 또는 삶의 전체를 수 놓는다면 밤하늘의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반짝이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9년 새해가 밝았다. TV에서 새해 인사를 유심히 들어보니 지난 한해 경제가 어려웠는데, 올 한해 경제가 좋아지길 기대해 본다는 인사가 유난히도 많다.
009년 도서 키워드로 ‘위로’를 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제는 물론이고 우리의 마음도 치유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강영계 교수님의 말대로 자연을 통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만큼 우리 삶의 의미와 가치도 함께 생각해보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마르크스,니체,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강영계 저자는 건국대학교 철학과 교수였으며 일반인과 청소년을 위한 철학관련저서들을 출간하여 철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철학자이다. 중국 서북대학교 객좌교수이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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