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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만나다

점 찍고 돌아오는 여행보다 값진 선의 여행, '자전거 여행'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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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의 여행
말도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혼자 외롭지 않았을까?


먹고
, 자기 위해서는 그 나라말을 배워야 하고 현지인과 소통을 해야 할텐데, 어떻게 배웠는가?

 


보통 영어로 많이 소통을 하는데
, 현지인들하고 소통할 때는 영어는 불가능해요. 그래서 어떤 나라에 도착을 하게 되면 그 나라 식당에 가서 직원들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 보는 거에요. 첫번째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밥 주세요, 이것은 무엇입니까, 얼마에요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물어보고 제가 수첩에 적어서 말을 배우는 거에요. 영어로 대화를 시도 했을 때는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현지 말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얼마에요 했을 때는 관심을 많이 보여요. 그러면서 바디랭귀지를 이용하며 그 분들하고 소통을 하면서 하나씩 배우는 거죠.


그렇게 배우다 보며 말을 구체적으로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계속 현지 말을 들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느낌이 와요
. 제가 그 느낌을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지 못하겠는데, 그런 느낌이 오거든요. 그러면서 대화가 되는 거에요.

 


긴 여행에서 수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겠지만
, 그 중에 한가지를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티베트 독립운동 1인 시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제가 티베트
1인 시위를 했었어요. 티베트 여행을 할 때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가장 기억 나는 에피소드가 제가 중국인 아저씨랑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어요. 자전거로 가다가 만나서 함께 가게 되었는데, 티베트 자전거 여행은 가다가 만나면 같이 갈 수 밖에 없어요. 길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같이 가야 해요. 그래서 그 중국인 아저씨랑 3일 정도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3일째 되는 날 도시에 도착을 해서 각자 볼일을 보고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하고 헤어졌어요.


그런데 그 아저씨가 항상 티베트는 중국이라고 하는 거에요
. 저는 티베트는 티베트고, 티베트 말이 있다고 말해서 항상 말싸움을 했어요. 저는 불만이 있었지만 그 도시에서 헤어질 생각을 했고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티베트는 지금 독립운동을 하고 있거든요
. 그런데 그 아저씨는 잠시 헤어졌던 사이에 볼에 그림을 그리고 온 거에요. 왼쪽 볼에는 중국 국기를 그려오고, 오른쪽 볼에는 중국 나라 모양을 빨갛게 그리고 왔어요. 그리고 그 아저씨는 군복 상의를 입고 있었거든요. 물론 편한 복장이라 그랬을 텐데 마침 그림까지 그린 거죠.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저는 티베트 음식이 먹고 싶다고 했거든요
. 티베트 음식도 중국음식이라고 그러는 거에요. 아무튼 티베트 음식점 앞에 갔는데 그 음식점 앞에 일하는 여성이 두분 있었어요. 한 스무 살쯤 되어보이는 젊은 사람이었는데, 그 아저씨를 보자마자 문을 확 닫으면서 꽉 잡고 있는 거에요. 귀신을 본듯한 표정으로 정말 공포스러운 표정이었어요.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밀치면서 밥 먹으러 왔다고 하고 식당 2층에 올라가서 앉았어요. 앉았는데 10분 넘게 메뉴판도 안 갖다 주고 손님도 많이 오는 식당이었거든요. 저는 많이 미안했어요. 그런 아저씨의 모습이. 그래서 죄송하다고 하고, 메뉴판을 가져와서 주문해서 먹었어요. 그 때 저는 티베트 독립에 대해서 가장 크게 느끼게 된 첫번째 계기였어요.

 

그 후에 제가 포르투갈에 갔어요. 포르투갈이 제일 마지막 도시였어요. 마지막 날 리스본에 늦게 도착했어요. 자전거 타이어 펑크가 나서 걸어서 몇 시간을 헤맸어요. 리스본 시내를 새벽까지 헤매다가 1 넘었는데, 마침 음식점이 있었는데 중국음식점이 있었어요. 들어가서 음식을 시켰어요. 그런데 한가지밖에 요리가 안되었어요. 화궈라고 중국 요리인데, 15유로로 포르투갈에서는 굉장히 비싼 편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먹게 되었는데
, 거기 식당 주인하고 직원들이 모두 티베트 사람들이었던 거에요. 자신들은 티베트에서 왔다고 하고, 저는 티베트를 여행하면서 티베트를 지나왔고 티베트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어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그 사람들은 티베트에서 살 수가 없어서 피난을 온 거에요. 포르투갈까지 와서 힘들게 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티베트에서 본 것들을 이야기 해줬어요
. 고향에 대해 그리워할 테니까요. 그 사람들은 티베트로 돌아갈 수가 없거든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음식들을 많이 갔다 줘요. 음료수도 내어주고 먹을 거리도 더 내어주고. 너무 고맙고 그랬는데 또 돈을 안받겠다는 거에요. 당신은 우리의 손님이라면서. 그래서 저는 너무 고마웠어요. 그런데 저는 바로 리스본을 떠났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항상 그분들에게 해줄 게 없을까 생각을 했어요.


3
월에 티베트 독립운동이 터진 거에요. 마침 그 때 이거다, 내가 그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독립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중국 영사관 앞에서 일인 시위를 하게 된 겁니다. 물론 제가 티베트 사람들이 해준 것에 대한 보답은 안되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제가 불편해서 못 있을 것 같았어요.

달려라 자전거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김성만 (책세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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