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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만나다

점 찍고 돌아오는 여행보다 값진 선의 여행, '자전거 여행' 세번째 이야기


누구의 과거가 아닌 그들의 현재

여행을 갈 때
,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나라에 가야 배우는 것이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유라시아를 횡단하며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나라도 보고 못사는 나라도 보았을 것인데,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궁금했다.

 


우리
60년대도 이랬다 저랬다라고 하시죠. 인도나 파키스탄에 가보면 그 나라아이들은 아직 신발도 안 신고 못살아요. 못살지만 그런데 그 나라는 우리나라의 60년대가 아니라 인도의 현재이거든요. 거기가 소득이 낮다고 해서 못사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삶의 방식이 그런 거에요. 그런데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그 사람들은 못 사는거에요. 그래서 우리는 무엇인가 해주려고 하죠.


그 나라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먹고 사는 것이 충분하고 행복하거든요
.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못산다고 하고, 도와주려고 하고, 자본을 대고 개발하려고 하거든요. 제가 어떤 책에서 봤는데 그 나라의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하고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선진국의 문물을 접하면서 욕심이 자꾸 생기고, 돈을 벌기 위해서 도시에 나가고, 도시에서 돈이 필요하니까 구걸을 하게 된 거죠. 농사를 짓고 잘 살고 있던 사람이 타락을 하게 된 거에요.


그것을 보면서 저희의
60년대가 아닌 그 사람들의 모습으로 인정을 하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못산다고 못 사는게 아니에요. 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에요. 동남아나 인도나 파키스탄에 여행을 가도 꼭 유럽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특히 그 나라에는 정신 문화가 발달 되어있어서 물질 문명에서 얻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세계일주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는
김성만 저자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았다.

 

앞으로는 여행작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제가 대학을 그만두고 여행을 가게 된 것은 사람들이 너무 틀에 박힌 삶을 살고 있어요. 제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학을 다니고,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출퇴근하면서 계속 일의 노예가 되는 거죠. 사람의 인생은 길지 않은데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저는 그것을 여행을 통해서 찾아보고, 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틀에 박힌 사회일지라도 여유를 찾고 마음에 힘이 될 수 있는 고통 속에서 여유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기 위해서는 환경을 바꿔보라고 한다
.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시간이 없어서 비용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했다고 말하고, 여행을 가더라도 여행사에서 짜준 프로그램대로 관광지를 느낄 틈도 없이 여기서 저기로 빠르게 이동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 지구본을 보며 이 세상은 정말 넓구나, 과연 세계일주가 가능할까 생각을 했었는데 김성만 저자는 시속 20km, 두 발로 두 바퀴의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14,200km의 선을 그었다.


달려라 자전거의
김성만 저자는 풍만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풍경 뿐만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보고 느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한 권의 책에 수많은 사진을 실어두었고, 블로그에서도 그 사진들을 만나볼 수가 있다.

 

 

언제 어떤 이유로 자전거와 사진에 매료됐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1980년에 부산에서 태어나 누나 셋과 자유롭게 자랐다는 것,
다소 내성적이고 순종적인 외양을 가졌지만 상당히 반항적인 정신의 소유자라는 것,
초등학교 때 악대부에서 트롬본과 유포늄을 연주했는데 당시 연주를 지도해주시던 선생님을 아직도 존경한다는 것,
온 동네를 자전거를 타고 누비다 뒷산에 버려진 차량에서 노는 아이들 모습을 찍은 사진이 부산시가 주관하는 '환경 사진 공모전'에서 열네 살이라는 나이로 상을 받았다는 것,
대학에 가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판박이같이 살아가는 이 땅의 사람들처럼 살지 않기 위해 대학을 일치감치 때려치우고 세계 일주 여행을 계획을 세웠다는 것,
그러기 위해 필요한 체력과 지금 등을 갖추고자 5년간의 부사관 생활을 자처했다는 것,
제대하자마자 유라시아 횡단 여행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는 것,
그렇게 2001년부터 준비해온 여행을 2006 6월에 시작하여 2007 9월에 마치고 일 년 뒤 책으로 묶어냈다는 것,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과 먹는 음식 및 자는 습관이 너무나 다른 나라들을 자전거를 통해 하나의 선으로 이으며 나만의 '세계'를 확장함과 동시에 나만의 '내면'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
5,000
미터가 넘는 고지대를 타고 오르며 살아 숨 쉬는 자연을 생생히 체험하게 되었다는 것,
그런 자연을 닮아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
이것들이 그를 구성하는 몇 가지 조각들이다
.

달려라 자전거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김성만 (책세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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